'악마는 디테일에 있다(The devil is in the detail)'는 격언이 있습니다. 어떤 일이 겉보기에는 쉽고 좋아 보이지만, 세부 사항에 예상치 못한 문제나 함정이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. 저는 이 격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. '뛰어난 성과는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챙길 때 나온다.'
그리고 이렇게 디테일을 챙기는 과정을 저는 '손에 흙을 묻힌다'고 표현합니다. 개발자로서 직접 코드를 만지는 일이 많았을 때는 손에 흙을 묻히는 일을 참 많이 했습니다.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레임워크의 코드를 파헤치거나 오픈소스 코드를 뜯어보는 등의 일을 했죠. 일하는 분야에서 깊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, 제 손에 직접 흙을 묻혔기 때문에 성능과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.
그런데 지금은 직접 코드를 만지는 일보다는 팀원들과 설계를 하고 결과물을 함께 확인하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. 간혹 직접 코드를 쳐야 한다고 하더라도 AI의 도움을 받다 보니, 예전처럼 코드를 만지면서 손에 흙을 묻힌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. 테크 리더로서 팀 매니징을 훌륭하게 해내면서 기술적인 결과물도 뛰어나게 만들기 위해, 이제 저는 '어떤 흙'을 직접 다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요즘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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